대학원 공부노트
F-4EJ Phantom II 본문
1968년 11월 1일, 일본은 F-4 팬텀을 노후한 F-104J를 대체할 차세대 요격기로 선정하고 이를 공식 발표한다. 이는 F-4 Phantom II이 함대 방공 전투기, 즉 요격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점을 생각하면 일본이 원하는 바와 일치함을 알 수 있다. 단, 일본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직도입이 아닌 면허생산 방식으로 팬텀을 도입하고자 했고 이로써 일본은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팬텀을 면허 생산한 국가가 되었다.
F-4EJ 1호기와 2호기는McDonnell Douglas에서 제작되어 1971년에 일본에 도착하였으며 그 이후로는 일본의 Mitsubishi 중공업에서 면허생산을 맡았다. 처음 11대는 미국에서 부품을 조달받아 조립하는 조립생산 방식으로 제작되었으나 그 이후로 127대는 일본 내에서 면허생산권을 사 와 자체적으로 부품을 조달하는 면허생산이 이루어졌다. 면허생산은 1981년 5월 21일에 127번째 기체인F-4EJ 17-8440가 출고되면서 마무리되었다. 참고로, 해당 기체는 일본 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준으로도 마지막으로 제작된 팬텀이었으며 미국이 마지막으로 제작한 팬텀은 일본의 이웃나라인 우리나라에 보내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일본은 140대의 F-4EJ 말고도 14대의 RF-4EJ를 미국으로부터 직도입하였다. 이때에도 기체 내애 자국산 항전장비를 일부 장착하였다.
대략 10년에 걸쳐 면허 생산된 F-4EJ는 일본의 전수방위원칙에 따라 다른 나라를 직접적으로 공격할 수 없도록 지상공격 능력과 공중급유 능력이 제거되었다. 따라서 AN/AJB-7 폭탄투하 시스템 등이 제거되었다. 대신, 일부 항전장비는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것을 적용함과 동시에 자국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AM-2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익에는 슬랫(slat)과 안정기가 제거되는 등 F-4 Phantom II의 초기형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들이 일부 섞여있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보통 팬텀에 장착된 슬랫은 저속에서 안정성과 기동성을 향상하기 위해 장착되었으나 최고 속도가 줄어든다는 단점을 가진다. 따라서 고속 상승능력과 방공 및 요격 임무를 부여받은 일본의 F-4EJ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F-4EJ는 1982년부터 1989년까지 방공 임무가 F-15J에게로 옮겨짐에 따라 개수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이들은 개수되었다는 의미에서 ‘고칠 개’의 일본식 발음인 ‘kai’를 붙여 F-4EJ Kai라고 불린다. 개수 작업을 받은 기체들은 수명 연장을 위해서 내부 구조물이 보강되었으며 레이더는 F-16 초기형에 장착되었던 AN/APG-66레이더의 일본 면허생산형인 AN/APG-66J이 장착되었다. 해당 레이더는 기존 AN/APQ-120 레이더보다 작고 가볍지만 룩다운 and shoot down 기능이 부가된 펄스 도플러 레이더였다. 이는 1976년 9월 6일, 저공 비행을 통해 아무런 방해 없이 일본 하코다네 공항에 착륙한 빅터 발렌토 중위의 MiG-25 망명 사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재정적으로 풍족함을 누리고 있던 1980년대 일본은 조종간에 추력 조절 장치를 포함한 다양한 기능이 내장되어 교전 중에도 시선이 아래로 향하지 않도록 도와 주는 HOTAS 방식의 조종간, 전방표시장치 HUD, IFF 피아식별장치 AN/APX-76A, 자기 방어 장비 AN/ALE-40, 레이더 경보수신기 J/APR-6 등 최첨단 항전장비들이 아낌없이 장착되었다. 이런 식으로 일본에서 면허 생산한 또는 일본이 제작한 항전장비들이 장착되었으며 일본에서 면허생산 중이었던 F-15J에 탑재된 것과 유사한 AN/ASN-141 관성항법시스템도 장착되었다.
신기한 점은 F-4EJ Kai가 개수 작업을 거치면서 공중급유 능력과 지상공격 능력을 다시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F-4EJ Kai의 개수 작업에 주익 슬랫 장착이 포함되었으나 기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 우려되어 취소된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는 기존에 F-4EJ가 수행해오던 대공 방어, 요격 임무를 F-15J가 도입됨에 따라 물러나면서 다른 임무를 맡게 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면 공대함 임무) 덕분에 F-4EJ Kai는 일본 국산 공대공 미사일 AAM-3 뿐만 아니라 일본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ASM-1 대함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게 되어 본격적으로 공대지/공대함 능력을 갖춘 전폭기로 변모하였다. 나중 일이지만 나중에는 JDAM을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도 전해진다.
수명 연장 프로그램이자 성능 개량 작업을 받은 F-4EJ Kai는 2011년에 F-35A가 일본의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됨에 따라 순차적으로 퇴역하게 되었다. 2020년 11월 20일, 301 비행대대의 마지막 F-4EJ 전투기가 공식적으로 임무에서 해제됨에 따라 일본의 모든 F-4EJ 기체가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아무래도 일본의 F-15J는 공중전에 특화된F-15C를 기반으로 제작되다 보니 요격 임무로는 F-15J를 계속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자료
네이버 무기백과사전, F-4 팬텀 II의 파생형들
네이버 블로그, Sundin13 일본 항공자위대 F-4EJ Kai 임무종료
Wikipedia, McDonnell Douglas F-4 Phantom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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