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공부노트
1990년대 중국 항공사: J-11A 본문
과거부터 중국은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를 보자는 마오쩌둥의 인민전쟁 전략을 바탕으로 공군력을 확장해왔다. 즉, 성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많이 생산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 공군이 이륙도 하지 못한 채 미 공군에 의해 박살 나는 것을 보고는 중국 인민군은 더 이상 양으로 승부를 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곤 대대적인 공군력 개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J-11A가 그 개편의 상징이었다.
Shenyang J-11A
1980년대 서방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들의 공군 전력을 빠르게 증강시키고자 했던 중국은 1989년 천안문 사태로 서방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한편, 레이건 행정부에 의해 시작된 군비 경쟁 및 경제 제재와 끝이 보이지 않던 아프간 전쟁(1979) 그리고 베를린 장벽 붕괴(1989) 등으로 소련은 경제 및 체제 붕괴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그래서 고르바쵸프는 서방과 관계가 틀어저버린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길 희망했고 이에 MiG-29의 판매를 제안했다. 심지어 MiG-29를 구매하면 100%에 가까운 기술 이전과 대규모 성능 개량을 약속했다. 그러나 중국은 1980년대부터 줄기차게 4세대 전투기 보유를 희망해왔기에 소련의 제안에 관심을 보였지만 로우급의 4세대 전투기였던 MiG-29보다는 하이급 4세대 전투기였던 Su-27SK 도입을 희망했다. (참고로 Su-27SK 뒤의 K는 러시아어로 ‘수출’ 또는 ‘판매용’을 뜻하는 Коммерческий의 앞글자를 따온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관계 개선을 원한다해도 잠재적 적성국이자 과거부터 MiG-21을 비롯한 다양한 서방제 무기를 역설계한 선례를 가지고 있는 중국에게 자신들도 배치한 지 얼마 안 된 최신예 고성능 기체를 수출하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1991년 12월에 붕괴하는 소련 입장에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고 중국 입장에서도 빠르게 전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다른 나라로부터 최신예 기체를 들여오는 방법뿐이었기에 두 나라는 결국 1992년 소련의 후계자인 러시아는 중국에게 Su-27의 판매를 승인했고 그렇게 1992년 6월, 첫 계약분으로 약 30대의 Su-27SK 전투기가 몽골을 거쳐 중국에 도착했다. 이후 처음 4세대 전투기를 접한 중국인 조종사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중국군은 추가 도입은 물론 면허 생산권을 획득하여 본격적인 공군력 증강을 꿈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러시아 입장에서도 최신예 기체였기에 기술 이전 및 Su-27SK의 면허 생산 및 생산라인 이전에 관한 협상 1996년이 되어서야 이루어졌다. 이에 중국은 1998년부터 Su-27SK의 면허생산을 시작했으며 처음에는 러시아에서 제공해준 부품들을 조립 생산하는 수준이었지만 점진적으로 자국에서 개발한 부품들로 대체해나갈 예정이었다. 이렇게 생산된 Su-27SK는 러시아에서 직도입한 기체와 구분되어 J-11A라 불리며 연 14기 생산을 목표로 총 200대가 생산될 예정이었고 1998년 12월 16일에는 성공적으로 초도비행까지 마쳤다. 그러나 J-11A는 2006년에 104번째 기체를 생산한 채 돌연 제작이 중단되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한편, 과거 소련은 항공기 조종, 기동, 무장 운용을 조종사 한 사람이 담당하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야전의 요구를 수용하여 Su-27 기반의 복좌형 전투기 Su-30을 개발했다. 그리고 1994년 칠레 방산 전시회에 첫선을 보인 Su-30MK Flanker-G는 세계 곳곳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인도는 1997년에 도입 계약을 체결하는 등 첫 도입 국가가 되었다. 비슷한 시기 중국 또한 1996년에 러시아를 방문하여 Su-30을 기반으로 하는 38대의 다목적 전투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러시아는 중국의 요구조건에 맞게 기체를 개량했고 그렇게 탄생한 Su-30MKK 38대분 도입에 대한 공식적인 계약은 1999년에 이뤄졌다. (여기서 M은 개량을 뜻하는 Модернизированный의 앞글자를, KK는 앞서 판매용의 K에 러시아어로 중국을 뜻하는 Китай의 앞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그렇게 2000년에 첫 인도분으로 10대의 Su-30MKK가 중국에 도착하였고 이후에도 2001년 8월에 10대, 12월에 18대가 도착하여 총 38대의 Su-30MKK가 중국에 인도되었다. 그리고 Su-30MKK에 크게 만족한 중국은 2001년 7월에 38대 추가 도입을 추진한다. 동시에 2003년, 중국 해군항공대 또한 현대화 개량을 받은 Su-30MKK인 Su-30MK2 24대 도입 계약을 체결한다. 그리고 이때 해군항공대에 인도된 기체는 해군의 요구조건에 맞춰 대함·대지 타격 능력을 갖추었다. 하지만, Su-30MKK 또한 중국의 무단 복제를 피해 갈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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